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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거 (영화 & 드라마 리뷰)

[넷플릭스 뭐볼까?]체스보다 중요한 이야기. '퀸스갬빗'

스포주의


제목 : 퀸스갬빗 (2020ㅣ드라마 l 18세)

#넷플릭스 #퀸스갬빗 #체스

1950년대 한 보육원,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녀. 점점 더 넓은 세계로 향하며, 체스 스타의 여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더 이기고 싶다면 중독부터 극복해야 한다.

주연:안야 테일러조이,빌 캠프,마리엘 헬러

제작자:스콧 프랭크,앨런 스콧

아놀자 추천지수 ★★★★

'체스를 몰라도 재미있다'


ㅣ어떤 이야기?

'엘리자베스'라는 소녀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보육원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우연히 관리인 아저씨에게 체스를 배우게 됩니다. 그날 이후 체스는 소녀의 삶이 되고 알게 되고 뛰어난 재능을 갖고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여성 체스기사 이야기입니다. 

 

ㅣ관전포인트

1.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소재 '체스'

동양에 바둑, 장기가 있다고 하면 서양에는 '체스'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체스가 어떤 의미로 자리잡은지 '퀸스 갬빗'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연령과 계층을 막론하고 즐기는 놀이지만 '여자'에게 만큼은 보수적인 남자들의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승부를 겨루는 수 싸움이 여성들이 본질적으로 갖는 성향과는 잘 맞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 체스,바둑을 즐기는 성비라던지, 유명한 기사들을 보면 여성이 정말 소수인 분야입니다.

 

처음 체스대회에 나간 베쓰, 단 한명 뿐이 여성 참가자. 

'퀸스갬빗'은 언어를 뛰어넘는 소통의 매개체이자 문화를 잇는, 그리고 여성이 철저하게 소수로 대접받는 '체스'를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여 여성의 인권이 많이 낮았던 만큼, 고아이자, 여자인 '베쓰'에게는 어려움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역경 속에서 '남자의 전유물인 체스로 남자들의 콧대를 꺽고, 처음에는 무시하고 얕잡아보던 시선이 존경과 인정을 바뀌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너 인정!

  인류는 육체로 하는 스포츠와 더불어 이 '멘탈 스포츠'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몇해 전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알파고'와 '이세돌'기사의 바둑대결이 생각납니다. 왜 하필 '바둑'이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인간의 두뇌로 할 수 있는 가장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활동이 바둑(체스보다 더, 자유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 '수 싸움'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세돌 "내가 승리한 것이지, 인간이 승리한 것 아니야'

 가지의 가지를 치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결과를 예상하여 최선의 의사결정을 하는 자가 이기게 되는 이 스포츠는 실제로 대결 중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물리적으로도 스포츠 못지 않게 치열하다고 하네요. (겉은 고요하지만 속에서는 엄청난 두뇌싸움이...) 바둑 얘기로 빠졌는데, 아무튼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로 '체스'를 둘 줄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응답하라 1988' 바둑 기사 였던 '택'(박보검)'이의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이런식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갑분택? 한국판 퀸스갬빗 ㅋ

 

2.레트로 패션을 보는 즐거움

60년대를 배경으로한 시대물 답게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중 주인공의 미모도 한 몫하지만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패션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레트로가 유행이라 그럴까요 ㅎ

 

3.체스보다 더 깊은 이야기들 (스포주의)

'체스'를 앞세우긴 하였지만, 퀸스갬빗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체스'가 아닙니다. 체스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전개는 거의 없을 뿐더러, '체스'를 하며 겪게 되는 주인공의 풍파를 통해 이 드라마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1)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자, 고아라는 환경에서 이를 극복해가는 인간 승리의 메시지

보육원 동기

-무분별한 안정제 남용으로 평생 중독 증세를 갖고 살아가는 '베쓰' 결국에는 마지막 결승전에 자신이 그토록 의지했던 안정제를 변기에 버리고 오롯이 자신의 힘만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한 나라로 드라마에서는 단순히 안정제로 묘사되었지만, 실제 빈곤층은 '마약'에 중독되어 불우한 삶을 이어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고 보육원에서 약물 중독까지 이어진 인물들이 성장 후 나쁜길로 빠지는 것이 이상할 것 없지만 '베쓰'도 '졸린'(보육원 친구)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납니다. 퀸스 갬빗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사회에 외면받던 그녀가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포기하지 말고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합니다. 

 

2)보르고프: 미국과 러시아 냉전을 보다.

안두냐?

보르고프는 러시아 체스기사로, 세계랭킹 1 Top 이른바 '끝판왕'입니다. 베쓰는 보르고프와 총 3번의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멕시코시티, 파리 그리고 모스크바. 당시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체제로 서로 극도의 경계와 대립으로 긴장감을 끌고 가고 있습니다. 베쓰의 체스 이슈를 활용해 미국의 선전을 하기 위한 지원활동, 러시아로 가는 베쓰에게 붙는 요원들과 그녀에게 여러가지 주의를 주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베쓰는 러시아사람들에게 싸인도 해주고 그들과 어울리며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사실 마지막 회의 이부분은 메시지 전달을 위한 과한 의도가 보여 유치해보였습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였던 바는 We are the world. 러시아와 우리는 친구다 뭐 이런 것 같았습니다.

 

3)개인 ? 집단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우리가 다 계산해봤는데 여기다 두고 저기다두면 거기다두고 알았지? 국제전화라서 빨리 끊을께. sorry

여기서 미국은 '개인주의' 러시아는 '집단주의'로 묘사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베쓰의 동료이자 썸남인 '베니와츠' 베쓰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왜 러시아가 미국을 체스로 압도하는가. 미국은 개인주의라 혼자서 대응하지만 러시아는 집단 주의라서 집단 지성으로 체스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쓰가 결승전을 치루던 모스크바에서 경기가 다음날로 연장되고 그날 밤 러시아의 체스기사들이 보르고프와 베쓰와의 체스를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장면이 나옵니다. 베쓰는 그 모습을 보고 홀로 하는 싸움의 고독함을 느끼는데, 이 때 걸려오는 국제전화. 어제의 적들이 오늘의 동지가 되어 하나되는 미국을 보여줍니다. 러시아를 이기기 위한 미국 체스인들의 집단 지성 출동!

'혼자면 빨리갈 수 있지만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라면은 하나보다 두개가 더 맛있다.'

(*지금보니 썸남집합이네요. 우리나라 정서상 이런 협업은 불가할 듯...)

 

4)인간 성장기

상받았어요!

베쓰는 처음나간 토너먼트에서 갑자기 생리를 하게 됩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이 일에 당황하던 중 베쓰와 유일한 참가자였던 여자 선수가 이를 우연히 목격하게 되고 자신의 용품을 주지만 베쓰는 사용법을 몰라서 버리고 휴지로 대충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한 소녀의 모습을 보게 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전반적으로 베쓰는 거의 체스에만 집착하고 체스만 두는 기계로 묘사됩니다. 그 외에 별다른 감정표현이 없어요...)

 

앉으나 서나 잠들기 전까지 체스 생각.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뭐가 되었을까 

 

 또 주변 또래와는 달리 체스만으로 사회생활을 해가며, 같이 경쟁하던 선수들이 체스를 본업이 아닌 취미생활로 가져가고, 다른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베쓰도 체스와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 외에도 양모의 이별과 사랑의 실패를 간접적으로 보아서인지, 베쓰는 사랑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타인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또 의도치 않게 상처를 받지만 그래도 후반부로 갈수록 그 사랑을 조금씩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9살 어린이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성장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기면 나랑 사귀는거다.

*레알 성장 남자 배우 : 러브액츄얼리 꼬마, 해리포터 두들리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인간승리의 이 이야기는 실화였으면 좋았을 듯한 '픽션'이라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디테일한 설정으로 실화인 줄 아시더라구요.)

 

드라마 몰아치기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7부작으로 비교적 짧은 회차(회당 약 1시간)와 빠른 전개 그리고 깔끔한 결말. (많은 분들이 시즌2를 궁금해하시던데, 개인적으로는 시즌2는 없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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